우리 가족은 매달 일정금액씩 여행자금을 모은다. 작년 치앙마이 여행 이후 아빠의 주도하에 매년 한 번은 해외여행을 가잔 취지로 모으기 시작했다.
올해는 동생 결혼과 여러 행사들이 있어서 여행 일정이 넉넉하지 못해서 가까운 일본으로 정했다. 아빠가 일본을 싫어하시지만 일본 먹거리는 좋아하신다. 그래서 여러 도시 중에 먹을거리가 많은 오사카로 갔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에도 우리는 최대한 효율을 내기 위해 첫날 바로 교토로 가기로 했다. 간사이공항에서 숙소를 들렀다가 짐을 다 내려놓고 교토로 출발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고민하던 우리는 일본으로 출발 전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로 직행하는 하루카 열차를 구매했다.
올해 키티가 50주년이라더니 하루카 열차는 키티로 잔뜩 꾸며져 있었다. 기차 외관뿐만 아니라 객실 내부도 키티 천국이었는데 사람들이 많아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다.
내가 생각했던 교토는 기와집들이 많은 전통도시로만 생각을 했었다. 경주도 유적들만 있는게 아닌데 매체로만 접했던 교토의 이미지에 갇혀있었다. 배가 고팠던 우리는 일본에서의 첫끼는 라멘, 츠케멘으로 정했다.
든든하게 먹은 우리는 교토의 수많은 볼거리중 한 곳에 모여있어서 접근하기 편한 니넨자카, 산넨자카, 기요미즈데라를 방문하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가도 되지만 교토의 아름다운 거리들을 즐기기 위해 우리는 걸어서 이동했다.
가는 길에 가모강을 지나는데 넓은 하늘과 일본의 전통기와지붕이 어우러진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요즘은 캐논의 픽쳐스타일과 인텔리전트 오토모드(비비드)에 빠져서 그렇게 많이 찍어보고 있다. 씨네 스타일과 필름 느낌을 구현하기 좋았다.
니넨자카로 가는 길에는 예쁜 건물과 골목들이 너무 많아서 사진으로 담아내지 못할 정도였다.
우리는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법관사(야사카의 탑)를 향해 걸어갔다.
일본에서 먹어본 커피 중 최고의 커피를 마시고 야사카의 탑을 구경했다.
홀로 우뚝 선 야사카의 탑은 거대한 크기만큼 웅장한 모습이었다. 사실 왜 야사카의 탑인지는 잘 모른다. 랜드마크라서 구경하며 지나갔다.
특이한 볼거리가 많이 있었다. 이 가면들도 처음 보는 것들이고 인상적이어서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야사카의 탑 뒷모습이 사진 스팟으로 유명해 보였다. 모든 카메라 기종을 다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괜히 캐논을 보면 반가웠다. 좋은 렌즈를 쓰는 사람들이 찍는 스팟에서 최대한 작가의 의도를 유추해 따라 찍어보았다. 분홍색의 꽃들과 야사카의 탑 구도들이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사진들이다.
사실 이번 여행은 난카이 대지진 얘기가 한창 있을 때 이때밖에 시간이 없다고 무리해서 강행한 여행이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과 달리 관광객들이 너무 많았다. 말 그대로 인파에 밀려 제대로 구경하지도 못하고 밀려서 걸어갔다. 조금 올라가서 옆으로 빠져 사진을 잠시 찍을 수 있는 정도였다.
오존층이 없다고 느껴질 만큼 따가운 햇살을 뚫고 드디어 '기요미즈데라'에 도착했다.
최종목적지라 그런지 사람이 더 많아 보였다. 산을 올라오는 느낌이라 앉아서 쉬는 사람도 많이 보였다.
'기요미즈데라'는 절벽 위에 있는 사찰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곳을 보거나 사진을 찍으러 가려고 하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냥 옆에서 눈으로 대충 구경만 하고 왔다..
입장권을 구매하면 들어가 볼 수 있는 곳 같았다. 전망대같이 보이는 건물 하나만 우뚝하니 서있어서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나가는 길에 높은 기요미즈데라에서 바라본 교토 전경과, 수많은 인파들을 찍었다. 햇살이 저렇게 내리쬐다니 사진만 봐도 그날의 더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기요미즈데라 명물로 오이 레몬 절임(오이피클)이 있다. 높은 곳까지 오는데 갈증해소를 위해 파는 것 같다. 명물이라서 한번 먹어봤다. 한입 베어 물자마자 뱉고 싶었다 ㅋㅋ 오이 레몬 절임이 아니라 오이맛소금이다. 그냥 소금. 다시는 안 사 먹을 것 같다.
내려오는 길에 니넨자카 스타벅스도 들러봤다. 특이한 외관이라 스타벅스를 검색하고 갔는데 한 번에 찾지를 못했다. 내부는 매우 협소한 스타벅스였다.
다시 교토역으로 돌아와 지하철을 타고 오사카로 향했다.
오사카에는 외국인이 너무 많았다. 인구수는 550만 정도였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것으로 보였다. 서양인들이 많은 것도 특이했다. 대낮에도 지하철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우리는 숙소로 가서 짐을 풀어놓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야밤의 도톤보리는 시끌벅적 활발했다.
1차로는 특이하게 몬자야키를 먹었다.
2차는 다루마 쿠시카츠를 먹었다.
양이 조금 부족했던 우리는 먹을걸 사서 숙소에서 마지막 3차를 마무리할 계획을 세웠다.
대기줄이 조금 있었는데 동생이 맛있다고 꼭 먹어봐야 된다고 해서 10분 정도 대기했다.
우린 도톤보리 교자와 일반 두 개를 주문했다. 안에서 직접 만들어서 앞에서 바로 구워주는 형식이었다.
도톤보리 교자는 타코야키 소스가 입혀져 있었다. 소스에 가려져 교자의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일반 교자는 조금 매콤한 교자였다. 동생 말처럼 너무 맛있다 까지는 아니고 한 번쯤 먹어볼 만한..??
편의점에서 파는 저 컵라면이 너무 맛있어서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초록색과 빨간색이 있는데 초록색의 간사이식 우동과 다른 하나는 잘 모르겠다.. 일본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컵라면이라고 인스타에서 봤던 것 같다. 시도해 보길 잘했다. 하나의 큰 유부가 들어가 있는데 고소하고 맛있었다. 우동면 자체도 쫄깃했다. 국물은 더할 나위 없었다. 좀 더 사 오고 싶었는데.. 캐리어에 자리가 없었다 ㅜㅜ
숙소에서 가족들과 함께 얘기하며 간단하게 야식을 먹은 후 첫날은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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